
친애하는 에도가와 코난 이자 쿠도 신이치 군 에게.
안녕, 에도가와군. 아니 쿠도 신이치군 이라고 불러줘야 하나 모르겠네.
나는 당신이 떠나버린 이 나라에서 떠나려고 해.
나는 당신이 없는 이곳에서 살고 싶지 않아.
나는 당신을 따라갈 거야.
내가 당신의 곁으로 간다면, 나를 꼭 반겨줘.....
-미야노 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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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루야씨! 하이바라! 여기로 어서!”
당신은 우리에게 어서 오라고 소리쳤다. 조직의 습격을 받아 갈 곳이 없이 돌아다니던 우리에게 당신이 숨어있던 장소로 오라고 이야기 해주었다. 후루야씨도, 나도, 갑자기 습격을 받았기 때문에 은신처도, 무기도, 준비된 것이 아무것도 없었고, 어서오라고 하는 당신이 너무 고마웠고 미안했다. 당신이 오라는 곳으로 도착한 후루야씨와 나는 FBI와 CIA, 공안 경찰이 모여 있는 것을 보았고, 나는 무엇보다 당신이 있다는 것이 안심이 되었었다.
도착한 은신처에서는 조직을 끝내기 위한 회의가 한참 이었고, 사이가 좋지 않아보이던 아카이 슈이치와 후루야씨도 각자의 위치에서 의견을 주고받으며 회의를 진행 하고있었다. 하지만 나는 검은조직이었던 과거때문에 회의에 참석을 할 수 없었고, 가끔 찾아와주는 몇몇의 사람들 말고는 아무도 만날 수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나는 사람들에게 잊혀져 갔다. 당신만은 예외였다. 바쁜 일정에 나를 잊을법 하였는데 잊지않고 매일 나를 만나러 와주었고, 가끔은 후루야씨와 아카이 슈이치를 데리고 와서 나에게 상황을 설명해 주기도 하였다. 마냥 좋지는 않은 상황이었지만 나는 아마도 당신이 매일 찾아와 주는 그런 일상에서 그 어려운 시기를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일상도 잠시였다, 검은조직이 다시 우리를 습격 하였다.
첫 번째 습격일 부터 7일, 일주일 만이었다.
검은조직의 간부들이 다 모여 있는 마지막 전투였다. 나는 검은조직 이었으니까, 다른 사람들은 나보고 가만히 있으라고 하였다. 하지만 내가 검은조직 이었었기 때문에, 나도 그 전투에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후루야씨와 아카이 슈이치, 그리고 당신과 다른 몇몇의 사람들이 나의 의견에 동의를 해 주었기 때문에 나도 그 전투에 참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전투에 나가는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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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호!!!”
이상하다.
몸이 안 움직인다.
무섭다.
당신이 내게 뛰어온다.
진이 나에게 총을 겨누었다.
웃고 있다.
당신이 나에게 가까워졌다.
진이 총을 쏘았다.
“도망쳐!! 시호!!!”
당신이 나를 밀쳤다.
당신의 몸에 총알이 박혔다.
피가 솟구치고 있다.
무섭다.
“.....쿠도군....?”
“시호...도망쳐...”
나에게 운명에서 도망치지 말라고 하였던 당신이 나에게 도망치라고 하고 있다.
나를 지키려고 당신이 나 대신 총을 맞았다. 당신을 안고 있는 나의 몸이 움직이지를 않는다. 두렵다. 당신을 구하고 싶다. 나의 옷이 당신의 피로 물들어간다. 뜨겁다. 당신의 상처를 지혈하고 있는 나의 손이 떨린다.
“쿠도군, 정신을 잃으면 안돼. 부탁이야. 살아줘.”
“나 안죽어... 걱정하지마...”
나는 한손으로 당신의 상처를 지혈하면서 다른 한손으로 다가오는 조직원들을 향해 총을 쏘았다. 당신을 지키고 싶다. 살고 싶다. 돌아가고 싶다. 하지만 무섭다. 두렵다. 떨린다. 구조를 기다리면서 당신의 상처에서는 계속 피가 흘러나왔고, 이미 당신은 의식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상처가 생긴지 이미 오래되었다. 구조가 올까. 늦은 것은 아닌 걸까. 나는 나에게 다가오는 생각들을 뒤로 밀어 둔 채, 계속 다가오는 조직원들을 향해 총을 쏘았다. 해독재를 만드는데 성공을 하였지만 돌아온 후에, 이런 일이 생겨버렸다. 우리가 해독제를 먹지 말아야했었나.
“미야노씨! 쿠도씨!”
아군이 우리에게 도착하였다. 피를 계속 흘리며 의식을 잃어버린 당신을 데리고 갔다.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후루야씨와 아카이 슈이치에게 합류하였다. 한참을 이어가던 총격전 중에 보스가 잡혔다. 진이 잡혔다. 워커, 코른은 죽었다. 나머지는 도망치거나 잡혔을 것이다.
이제 검은 조직의 끝이 보인다. 기쁘다.
“후루야씨, 저는 이제 쿠도군에게 갈게요. 감사합니다.”
뭐가 감사하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는 후루야씨의 표정이 보인다. 설명해주고 싶었지만 쿠도군에게 가는 것이 더 중요하였기 때문에 어리둥절해 하는 후루야씨를 뒤로 하고 쿠도군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다행히 병원 옆의 건물이었기 때문에 바로 당신에게 갈 수 있었다. 검은조직이 끝났다는 사실을 당신에게 어서 이야기 하고 싶다.
당신에게 도착하였다.
이상하다. 왜 울고 있는 것인가.
당신의 옆에서 울고 있는 사람들을 제치고 당신의 옆에 섰다. 당신은 숨을 쉬고 있지 않았다.
쿠도 신이치가 죽었다.
나를 구하고 당신이 죽었다. 나를 지지하여주던 무언가가 무너졌다.
울 수가 없었다.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 슬프다. 마음이 아프다. 만약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내가 죽을 것이다. 아프다. 미안하다. 죽어버린 당신을 앞에 두고 나는 주저앉아 버렸다. 주저앉고 나니 이제야 실감이 났다. 나는 주저앉은 상태로 오열하였다. 슬프다. 죽고싶다. 다시는 당신을 볼 수 없다는 사실과 당신이 조직의 끝을 보지 못했다는 것. 모든 감정이 내 안으로 밀려 들어왔다. 주체할 수 없었다.
한참을 울고 난 뒤, 나는 병실에서 나왔다. 마음이 아프다. 쿠도군의 부모님이 오열하고 있다. 미안했다.
며칠 뒤, 조직은 정말로 끝을 맞이하였다. 기뻤다. 하지만 슬펐다.
당신의 장례식이 치루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고 오열하였다. 미안했다.
나는 장례식이 끝난 후, 박사님의 집에 가서 이별을 고하고 근처에 얻은 작은 아파트를 구하여 그곳에 살기로 하였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를 찾아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나는 사람들에게 서서히 잊혀져갔다. 외로웠다. 슬프다.
한참을 방안에서만 생활 하였다. 나가는 것이 두려웠다. 혼자 있으며 많은 생각들을 하였다. 당신을 따라가기로 하였다. 내가 진심으로 사랑했었던 모두가 검은조직의 손에 죽었다. 마음이 아프다. 모두에게 작별인사를 고하기 위해 편지를 썼다. 많았다. 짐을 정리하였다. 작았다. 짐이라곤 당신과 찍은 사진 몇장, 옷 몇벌, 가구 조금이 끝이었다. 다행이다.
마지막이니까, 밖으로 나갔다. 눈이 부셨다. 하지만 나의 결심은 바뀌지 않는다.
제일 경치가 좋은 곳에서 밥을 먹었다. 맛있었다.
거리를 걸었다. 활기차다.
열쇠고리를 샀다. 귀엽다.
마지막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당신을 따라가고 싶었지만, 나는 계속 살아가기로 하였다. 당신만큼 소중하고 사랑하는 것을 찾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언젠가 당신을 만난다면 이야기를 해 주고 싶었기 때문에 살아가기로 하였다. 당신도 내가 이렇게 살아가는 것을 미워하지 않겠지.
다음에 만난다면, 그때는 행복하게 같이 일상을 나누자.
안녕, 사랑하고 존경했었던 쿠도 신이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