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
하이바라 아이 x 에도가와 코난입니다.
조직과의 마지막 전투를 배경으로 했습니다. 공안, FBI와 협동 중입니다.
오타, 문장 이상 등이 있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수술을 지켜보고 있다. 몇 시간 째 켜져 있는 수술실의 등은 너의 생명이 아직 켜져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조용하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너만을 기다리는지 말이 없다. 너라는 존재가 이렇게 대단했구나. 너에게 기대고 있던 사람이 이렇게 많았구나. 새삼 느껴지는 사실에 웃음이 났다. 같이 기다리던 박사님이 나도 걱정이 되는지 음료를 부탁하셨다. 그런 거짓말에 몸을 일으키며 근처 자판기로 향했다. 긴 복도 중앙에 있는 자판기. 음료를 꺼내며 무심코 창밖을 보니 비가 내린다. 비를 멍하니 보다가 창가로 다가갔다. 조금씩, 조금씩 땅을 적시는 빗물. 신마저 너를 위해 눈물을 흘리는 걸까. 이 시대의 빛을 지키기 위한 눈물일까. 아니면... 빛이 꺼지는 것이 슬퍼서 우는 걸까. 제발 이 비가 희망의 눈물이길 바라며 창문을 열어 손을 뻗었다. 그리고 빗물을 모았다. 차갑다. 너의 피는 뜨거웠는데 이 비는 차갑다. 점점 늘어나는 빗물을 보다 다른 손으로 덮었다. 그리고 입 쪽으로 손을 당기며 기도했다. 부디, 그가 눈을 뜨기를. 제발, 그가 무사하기를.
그가 약속을 지키기를.
기도
총성이 들렸다. 그리고 나를 부르는 너의 목소리가 들린다. 설마 하면서 뒤를 돌아보니 너의 피가 보인다. 아. 피? 지금 내가 본 게 피가 맞나? 누구의? 오류가 걸린 컴퓨터처럼 머리가 멍해졌다. 누구의 피인지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아니 생각하기 싫었다. 왜냐하면 이 피는 그의 피니까. 코난의 피일 테니까.
“...쿠도군..?”
“큭, 하아..하이,바라...”
그가 나를 부르고 있다. 피가 나는 부분을 누르면서, 입에서 피를 흘리면서 나를 부르고 있다. 아. 아... 안 돼. 쿠도군. 쿠도군..! 그에게 달려가 상처 부위를 지혈했다. 그가 피를 토는 것을 보니 설마 하면서 챙겼던 약이 생각났다. 빨리 가방에서 꺼냈다. 아니 꺼내려고 노력했다. 떨리는 손으론 가방조차 열기 힘들었다. 그런 손이 답답해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 왜 나는 이것조차 못하는지. 한심하다. 제발... 좀... 떨리는 손 위로 온기가 느껴졌다. 피가 묻은 그의 손이었다. 그 손을 보니 정신이 들었다. 그가, 그가 피를 흘리고 있다. 떨리는 손을 진정시키고 싶은지 손에 힘을 주는 쿠도군. 아, 정신 차려. 지금 이러고 있으면 안 돼. 그런 생각만을 하며 빠르게 가방을 열어 약을 찾았다. 그리고 찾은 지혈제와 진통제를 그의 입에 넣어주고 챙겨 온 물병을 꺼냈다. 조금씩, 조금씩 물을 넘겨주었다. 그러던 중 멀리서 총성을 들었는지 블루투스 이어폰을 통해 그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쿠, 아니 코난이 총에 맞았어요. 빨리...빨리 도와줘요!”
[뭐?! 코난군이? 제길, 최대한 빨리 갈게! 지금 어디야?!]
“..위치. 동쪽, 3번 건물. 뒷문이에요.”
[동쪽 3번. 바로 간다!]
[...지원 요청했다. 조금만 기다려. 이쪽도 정리하고 바로 가지.]
“...”
그들에게 지금의 장소를 알리고 다시 쿠도군에게 집중했다. 지혈을 하고 있지만 점점...피가 퍼지고 있다. 그의 검은 셔츠가 피 때문에 더 어두워지고 있다. 그의 죽음을 알리는 것처럼 어두워지고 있다. 내가 피하고 싶던 그 어둠처럼... 차라리 악몽이었으면, 매일 꾸던 악몽이었으면. 그래, 차라리 이 악몽을 매일 만날 테니 이게 현실이 아니었으면. 현실을 알면서도 꿈 이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손끝의 뜨거움이 나를 계속 현실로 깨운다. 현실을 받아들이라는 듯이 그 뜨거움으로 나를 부른다.
“...정신 차려 하이바라..”
“...아. 본인 걱정이나 해. 약 기운은?”
“하아..윽, 아아. 이제 도는 거 같아.”
“말하지마. 상처 벌어지니까 제발, 가만히 있어...”
“하아..하아...”
“...왜, 네가 총을 맞아... 왜..”
“약속, 했잖아... 지켜주겠다고.”
“..바보...”
“하하...”
지켜준다는 그 약속이 이렇게 지켜질 거였다면 나는 거절했을 거다. 그가 대신 다칠 거였다면 처음부터 이곳에 오지 않았을 거다. 내가 원했던 결말은 이게 아니야. 아니라고 쿠도군.
눈앞이 흐려진다. 눈과 코도 아파오는 걸 보니 눈물인가보다. 피를 흘리고 있는 그의 모습도 흐려진다.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이 느껴지지만 두 손 모두 그의 상처를 누르고 있었기에 막을 수가 없다. 눈물을 흘리며 그의 상처에 집중하고 있는데 눈앞에 손이 나타났다. 그리고 천천히 눈물을 훔치는 손가락. 그런 손가락에 눈을 감고 가만히 있다가 손의 주인을 보기 위해 눈을 떴다. 역시 그다. 아픈 와중에도 울고 있는 나를 달래준다. 힘들어하고 있어야 할 사람은 넌데 왜, 넌 웃고 있는 걸까. 왜 나를 달래고 있는 거야. 왜...
“어이..하이바라..”
“나를..나를 혼자 두지마 제발...”
“...”
“너마저 잃으면, 난...”
그마저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겁이 났다. 그가 떠난다는 상상을 하자마자 모든 것이 차가워졌다. 그나마 약이 있어서 다행이지만, 생각보다 지원이 늦는다. 이러다 그가 먼저 쓰러질 거야. 조금씩 돌아가기 시작하는 머리는 현재 상황을 좀 더 무섭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런 두려운 현실에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그저 아랫입술을 깨물 뿐이다.
“...바보야. 누가 널 혼자 둔다는 거야?”
“...쿠도군.”
“난 안 죽어. 약속, 했잖아?”
“끝까지 지켜주겠다고.”
“...사랑해. 사랑해 신이치.”
“...”
“내 곁에서..떠나지마.”
“...몇 번을.. 말해. 난, 네 옆에 있을 거야.”
“...”
“미안, 하이바라. 내가... 일어나면 다시, 말해줄게. 그때, 제대로..말해줄게.”
“...”
“기다려 시호..”
“...신이치.”
그 뒤로 지원이 도착하고 그는 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는 옮겨지면서도 같이 가려던 사람들을 막으며 임무를 우선시했다. 자신의 빈자리를 대신 채워달라며 부탁하던 쿠도군. 그런 그를 보면서 어른들은 고개를 숙였다. 자신들이 도착할 때까지 살아있어 달라고, 제발 약속해달라고 비는 남자. 그런 어른들을 조용히 보던 그는 웃으며 약속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진행 중인 수술. 나의 기도는 빗소리에 묻혔는지 그는 아직도 수술 중이다. 시간을 확인하니 6시. 곧 해가 뜬다.
그리고 등이 꺼졌다.
톡. 톡. 톡.
입원실에서 그를 기다리다가 잠들었나 보다. 눈을 뜨니 침대 커버가 보인다. 언제 잠든 거지. 시간을 확인해야-. 순간 온몸이 굳어졌다. 일어난 직후엔 몰랐지만, 점점 정신을 차리니 알아챘다. 나의 머리를 쓰다듬는 이 손길. 이 손길에 난 깼구나. 네가 날 깨웠구나. 나를 깨우려는 건지 재우려는 건지 모를 이 손길에 다시 눈물이 났다. 약속을, 지켰구나.
“...쿠도..군?”
“좋은 아침 하이바라.”
“...”
“좋은 아침은 무슨..!”
“어이 어이 진정하라고.”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
“하하...미안, 미안.”
“당신이라는 사람은 정말..! 정말... 정말이지....”
“...하이바라.”
“후...우선 의사, 의사부터 부르고 대화해.”
“...그래.”
그가 일어났다는 걸 알리자 의사와 어른들이 달려왔다. 멀리서 큰 소리가 계속 들리더니 이 사람들이었나. 이 사람들, 병원이라는 사실은 기억하고 있는 건지... 하긴, 그가 일어났다는 소식이라면 나도 저렇게 뛰어왔겠지. 의사가 온 걸 확인하고 침대 앞 의자에서 일어나며 그에게 마실 걸 사오겠다고 알리고 입원실을 나왔다. 문을 닫고 가만히 기대고 있었다. 후, 아직도 진정되지 않는다. 그가, 살았다. 살아있어 그가. 쿠도군이 살아있어. 이게 꿈은 아니겠지. 아까부터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는 이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두 손으로 뺨을 쳤다. 아파. 아프다. 아, 파. 다행이야. 정말...다행이야... 꿈이, 아니야. 그의 수술이 끝나기 전에 빌었던 기도가 생각났다. 신은 다행히도 이번엔 나의 기도를 들어줬나 보다. 다행이야. 아직, 신은 나의 기도를 들어주는구나. 떨리는 다리를 움직여 복도의 창가로 다가갔다. 그리고 아까처럼 창문을 열어 하늘을 보았다.
태양이 눈부시다. 마치 그를 보는 것처럼 눈부시다. 나의 눈은 이 빛을 못 견디고 눈꺼풀을 내렸다. 그 빛이 힘들어 눈물이 났다.
아, 눈부시다.


